텅 빈 거리
하대영
가을 바람이 서늘한 거리,
서성거리다 하늘을 바라보네
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허수아비처럼
팔을 벌려 두 눈을 감아본다
가을 바람은어느 덧 다가와
내 귓가를 간지럽힌다
산새소리도 내 귓가를 간지럽히고
그 뜨거웠던 여름도 바람에 실려
떠나가는 소리마저도 내 귓가를 간지럽힌다
가을 바람이 스칠 때마다
나뭇잎들은 황금빛으로 물들어간다
나의 심장도 더 붉게 물어간다
가을 바람이 서늘한 거리,
오늘도 한 걸음 한걸음 내딛으며
또 다른 나를 찾아간다.